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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 에이전트 개념

ChatGPT에 코드 물어보는 것도
AI 에이전트일까?

프롬프팅, 워크플로우, 에이전트, 에이전틱 AI, 하네스 — 섞여 쓰이는 이 단어들을 운전 비유 하나로 한 번에 정리해 본다.

신성진  ·  한국데이터사이언티스트협회 2026. 3. 4

요즘 AI 관련 뉴스를 보면 "AI 에이전트", "에이전틱 AI"라는 말이 빠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단어들이 정확히 뭘 뜻하는지, 서로 어떻게 다른지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곳은 의외로 드뭅니다. 심지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용어가 혼용되고 있어서, 일반인이 혼란스러운 건 당연합니다.

이 글에서는 AI를 활용하는 네 가지 방식을 운전에 비유해서 구분해 보겠습니다. 이 구분을 알고 나면, 지금 내가 AI를 어떤 수준으로 쓰고 있는지, 그리고 다음 단계는 뭔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01  /  시나리오하나의 장면으로 시작해 보자

여러분이 간단한 웹페이지를 만들고 싶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ChatGPT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회사 소개 웹페이지 HTML 코드 만들어 줘"

ChatGPT가 코드를 줍니다. 여러분은 그 코드를 복사해서 메모장에 붙여 넣고, index.html로 저장하고, 브라우저에서 열어 보고, 잘 나오면 Netlify에 드래그앤드롭으로 올려서 배포합니다.

이게 AI 에이전트일까요?

아닙니다. 이건 프롬프팅입니다. 이유는 지금부터 풀어 보겠습니다.

02  /  프롬프팅길을 물어보는 것

"강남역 어떻게 가요?" 물어보고, 답을 듣고, 운전은 내가 합니다. AI는 조언자일 뿐입니다.

앞의 ChatGPT 시나리오가 바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AI에게 코드를 받았지만, 그 코드를 복사하고, 저장하고, 브라우저에서 확인하고, Netlify에 업로드하는 모든 행동은 사람이 직접 합니다. AI는 한 번 대답하고 끝입니다. 내 코드가 어디로 갔는지, 제대로 배포됐는지 AI는 알지 못합니다.

핵심 특징AI에게 물어보고, 내가 행동한다.

03  /  워크플로우내비게이션을 따라 운전하는 것

경로는 사람이 미리 정해 놨습니다. AI는 그 정해진 자리에서 정해진 일만 합니다.

예를 들어, Zapier나 Make 같은 자동화 도구로 이런 흐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메일이 오면 → AI가 내용을 요약하고 → 요약을 Slack에 전송한다

여기서 AI가 "오늘은 Slack 말고 이메일로 보내는 게 낫겠다"고 판단하지 못합니다. 길이 고정돼 있으니까요. AI가 일은 하지만, 어떤 일을 할지는 사람이 미리 결정해 둔 것입니다.

핵심 특징내가 짠 길 위에서 AI가 한 칸씩 일한다.

04  /  에이전트자율주행차

목적지만 말하면, 차가 알아서 경로를 정하고, 공사 구간을 만나면 돌아가고, 주유가 필요하면 주유소에 들르고, 실패하면 다시 시도합니다.

같은 웹사이트 배포를 예로 들면, Claude Code에 이렇게 말합니다.

"회사 소개 웹사이트 만들어서 Netlify에 배포해 줘"

그러면 AI가 스스로 다음 과정을 진행합니다.

이 전 과정을 AI가 판단하면서 진행합니다. 사람은 "해 줘" 한마디만 하면 됩니다. 프롬프팅에서 사람이 하던 복사, 붙여 넣기, 저장, 업로드를 전부 AI가 대신하는 셈입니다.

핵심 특징목표만 주면 AI가 길을 정하고 행동한다.

05  /  하네스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자동차

자율주행차에는 LiDAR, 카메라, 브레이크, 핸들, 제어 컴퓨터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똑똑한 AI 운전자라도 이것들 없이는 도로에 나갈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ChatGPT든 Claude든 LLM(대규모 언어모델) 자체는 텍스트를 생성하는 능력만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도구 인터페이스(파일 저장, 웹 검색, 코드 실행 등), 루프 제어(언제 다시 시도할지), 컨텍스트 관리(뭘 기억하고 뭘 버릴지) 같은 바깥 인프라를 씌워야 비로소 에이전트처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 바깥 인프라를 하네스(harness)라고 부릅니다.

LLM(운전자) + 하네스(자동차) = 에이전틱 시스템(자율주행차)

Claude Code, Cursor, Devin 같은 서비스들은 각자 다른 "자동차"를 만든 것입니다. 운전자(LLM)는 비슷할 수 있지만, 차가 다르면 성능이 달라집니다. 같은 Claude 모델이라도 Cursor 위에서 쓸 때와 Claude Code에서 쓸 때 체감이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네스의 내부 구조를 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별도 글 하네스라는 단어,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기에서 파일과 폴더 단위로 내려가 두었습니다.

핵심 특징AI가 행동할 수 있게 해 주는 도구·루프·환경의 총체.

06  /  분류그래서 Manus, Genspark 같은 건 뭔가요

최근 주목받는 서비스들을 위의 기준으로 분류해 보겠습니다.

Manus — "이 회사 조사해서 보고서 만들어 줘" 한마디 던지면, 스스로 검색 계획을 세우고, 웹사이트를 돌아다니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문서를 만듭니다. 심지어 백그라운드에서 알아서 돌아가게 두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전형적인 에이전틱 서비스입니다.

Genspark — AI 검색엔진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Super Agent 기능을 통해 여행 일정을 짜고 예약까지 시도하는 수준으로 확장됐습니다. 이것도 에이전틱에 해당합니다.

ChatGPT 기본 채팅 — 질문에 대답하는 수준입니다. 프롬프팅입니다.

사실 현실은 칼로 자르듯 나뉘지 않습니다. 스펙트럼에 가깝습니다.

프롬프팅 ─── 워크플로우 ─── 반자율 에이전트 ─── 완전자율 에이전틱
ChatGPT      Zapier+AI       ChatGPT Agent 모드     Manus, Claude Code
(질문→답변)  (정해진 길)     (확인받으며 진행)       (알아서 끝까지)

07  /  판별가장 많이 하는 오해

"ChatGPT 쓰는 것도 에이전트 아닌가요?"

아닙니다. 진짜 구분선은 이 질문 하나로 판별됩니다.

AI가 다음에 뭘 할지 스스로 정하는가, 내가 정해 주는가?

ChatGPT에 코드를 물어보고 Netlify에 올리는 그 시나리오에서, "이제 Netlify에 올려야지"라고 결정한 건 여러분이었습니다. ChatGPT는 그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에이전트가 아닙니다.

08  /  혼용전문가마다 정의가 다른 이유

뉴스나 강연에서 "AI Agent와 Agentic AI는 다른 개념"이라는 설명을 들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학술적 프레이밍에서는 이렇게 나눕니다.

반면 Anthropic, OpenAI 같은 실무 프레이밍에서는 다음처럼 나눕니다.

이 두 프레이밍은 같은 코끼리의 다른 부위를 만지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업계에 아직 합의된 단일 정의가 없기 때문에 여러 관점이 공존하는 상태입니다. 어떤 프레임을 쓰든, 핵심은 "AI가 얼마나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느냐"입니다.


09  /  요약한 줄로 네 개

구분
한마디 정의
대표 예시
프롬프팅
AI에게 물어보고 내가 행동한다
ChatGPT 기본 채팅
워크플로우
내가 짠 길 위에서 AI가 일한다
Zapier, n8n, Make
에이전트 / 에이전틱
목표만 주면 AI가 알아서 한다
Manus, Claude Code, Devin
하네스
AI가 행동할 수 있게 해 주는 환경
도구 + 루프 + 컨텍스트 관리

지금 여러분이 AI를 쓰는 방식은 이 중 어디에 해당하나요? 그리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AI 시대에 중요한 질문은 더 이상 "프롬프트를 어떻게 잘 쓸까"가 아니다. "어떤 목표를 AI에게 위임할 것인가"로 바뀌고 있다.

다음 글부터는 이 지도를 전제로 한 걸음씩 더 들어갑니다. MCP가 무엇이고 왜 등장했는지, 하네스는 실제로 어떤 파일과 폴더로 구성되어 있는지, 여러 에이전트를 묶는 패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차례로 다룰 예정입니다. 첫 출발점인 이 글에서는 용어의 안개만 걷어 두면 충분합니다.